극지방에서 항해를 할 때 안전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요인은 해양 기원의 얼음인 해빙, 육지 기원의 얼음인 빙산, 그리고 바다 속에 돌출되어 있는 암초로 볼 수 있습니다. 암초는 극지뿐 만 아니라 전 세계 바다에서 항해하는 모든 선박들에게 항해위험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북극해와 남극해, 그 주변 해역은 겨울철에 얼음으로 덮이게 되며, 이는 바닷물이 동결되어 생성된 얼음으로 해빙(sea ice)이라 합니다. 이러한 해빙은 생성부터 소멸의 과정까지 모두 바다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극지 해역을 항해하는 선박 또는 항해자에게 매우 위험합니다.

  • 북극과 남극의 해빙
[ 북극과 남극의 해빙 ] (출처: NASA's Goddard Space Flight Center)

  전 세계 해양의 15%, 겨울철 지구 표면의 7% 정도를 차지하는 해빙은 일반적으로 겨울철에 확대되고 여름철에 소멸되는 특징이 있지만 북극의 중심부와 남극의 웨델해 등 일부 고위도에서는 지역에 따라 여름철에도 녹지 않고 1년 내내 존재할 수 있습니다. 1)빙상 : 대륙을 덮고있는 두꺼운 얼음 덩어리 2)빙붕 : 대륙과 이어져 바다위에 떠있는 얼음 덩어리 3)빙산 : 빙하 또는 빙붕에서 떨어져나와 바다를 흘러다니는 얼음 덩어리

  • 북극과 남극의 최소/최대 해빙 분포
[북극과 남극의 최소/최대 해빙 분포] (출처: NSIDC)

  북극에 형성되는 해빙은 북극해의 중심으로부터 주변 대륙의 해안까지 확장되며, 그 분포 면적은 일반적으로 겨울철에 약 15×106km2 (2~3월), 여름철에는 7×106km2 (9월) 정도로 나타납니다. 북극해에서는 대부분의 해빙이 연중 여러 계절에 걸쳐 존재하며 두께도 2~4m로 매우 두꺼운 반면, 남극해의 해빙은 계절에 따라 크게 변화하는 특성을 가집니다. 연안 지역에서는 바람에 의한 pancake ice가 광범위하게 나타날 수 있으며 두께는 1~2m 안팎으로 존재합니다. 또한 남극의 해빙은 남극대륙 둘레에서부터 태평양, 대서양, 인도양까지 점차적으로 확장되며, 일반적으로 9월(~18×106km2)에 최대가 되며 2월(~3×106km2)에 최소 면적을 보입니다. 이러한 해빙의 확장은 해안선의 형태, 바람, 조류, 그리고 장소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징 북극 남극
위도 범위 (Latitudinal range) 90°N - 38°N 55°S - 75°S
최대 면적 (Maximum ice cover) 15.7 x 106 km2 (2월/3월) 18.8 x 106 km2 (9월)
최소 면적 (Minimum ice cover) 7.0 x 106 km2 (9월) 3.6 x 106 km2 (2월)
해빙 두께 (Snow Thickness) ~2 m (6 ft) ~1 m (3 ft)
지리적 분포 (Geographic Distribution) Asymmetric Symmetric
정착빙 면적 (Land-fast ice cover) Not known 0.8 x 106 km2 (5%)
해빙 면적 추세 (1979-2008) 4.1 %의 상당한 감소 (~5x105 km2 per decade) 0.9 %의 약간 증가 (1 x 105 km2 per decade)
[ 북극과 남극 해빙 특성 ] (출처 : NSIDC)

  극지의 해빙이 형성되는 지역에서는 바람과 조류에 의한 균열로 인해 얼음조각들이 겹쳐지면서 두꺼운 빙맥(ice redge)을 만들기도 합니다. 이러한 빙맥은 육안으로 구별이 쉽지 않아 해양활동이나 선박의 안전항해에 위험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극지의 연안에서는 얕은 대륙붕이나 해안에 고착되어 있는 상태의 해빙이 존재할 수 있으며, 이를 정착빙 또는 고착빙이라고도 합니다. 이러한 정착빙이 바람, 해류, 조류 등에 의해 부서져서 대부분이 바다를 자유롭게 떠도는 유빙(drift ice, pack ice)을 형성하기 때문에 이러한 지역에서는 선박의 항해가 곤란합니다. 전 세계 얼음의 대부분(약 90%)이 남극에 존재하고 있으며, 남극대륙에는 연중 대부분의 시기에 두꺼운 빙상(ice sheet, 대륙빙하)으로 덮여있습니다. 이는 남극 전체표면의 약 98%를 차지하며, 평균 두께는 약 2,100m, 가장 두꺼운 곳은 약 4,800m나 됩니다. 만일 이 얼음이 모두 녹는다면 해수면이 약 60~80m 정도 상승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남극대륙을 덮고 있는 두꺼운 빙상은 정지해 있지 않고 내륙에서 해안 쪽으로 천천히 흐릅니다. 내륙에서 흐르는 속도는 연 2~3m로 느리지만, 해안에 가까워질수록 속도가 빨라져서 빙붕(ice shelf)에서는 연 1~1.5km에 달합니다. 이처럼 내륙에서부터 흘러나온 빙붕이 부서져서 바다에 이르면 이를 빙산(iceberg)이라 하며, 작은 빙산은 수백 m의 규모이지만 큰 빙산은 100km 이르기도 합니다. 빙산의 일각이라는 말을 많이 들어봤을 것입니다. 대부분이 해수면 아래 숨겨져 있고 보이는 부분이 극히 일부분이라는 점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써 빙산의 90%가 물속에 잠겨 있고 10% 정도만 보이기 때문에, 해수면 위로 보이는 부분이 높이 5m 정도의 빙산이라고 한다면 그 아래에는 30~50m 정도 되는 거대한 크기의 얼음덩어리가 숨어 있는 것입니다. 선박의 항해에 있어서 빙산과의 충돌은 흘수선의 금속판을 손상시키기 때문에 잠재적인 위험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항해 중에 빙산을 발견하고 선회해서 돌아가더라도 선박의 흘수선 밑의 선체와 수면 밑의 거대한 빙산이 충돌할 가능성이 충분하기 때문에 항상 조심해야합니다. 항해시 신속한 발견이 가장 중요하며 발견한 후에도 멀리 피해서 가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남극해에 떠있는 빙산은 약 20만개로 추정되는 반면 북반구에는 4만개 정도로 추정됩니다. 앞서 설명한 유빙과 빙산은 바람, 해류에 의해 자유롭게 바다를 떠돌다가 소멸되기 때문에 고위도 지역인 극지 해역에서 언제 어느 때 위험물로 다가올지 예측하기는 어렵습니다. 극지 해역의 해빙은 예전부터 많은 선박과 항해자들의 접근을 방해하였고 특히 남극의 웨델해 서부, 벨링스하우젠해, 밸러니제도 남부, 뤼초홀름만 서부 등은 해빙이 집적되어 선박의 항해가 곤란한 지역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반대로 로스해 서부와 웨델해 동부는 개빙수역(open water)이 형성되어 많은 선박들이 해안까지 접근이 가능했다고 합니다.

  • 남극해빙
[ 남극 해빙 ] (출처 : NSIDC)
극지 사고사례

사례 012015년 12월 29일 ‘썬스타호’ - 유빙에 의한 좌초 사건   남극해에서 우리나라 원양어선인 ‘썬스타호’가 유빙에 올라타는 바람에 선체가 13도가량 기울어진 상태로 좌초되었습니다. 썬스타호는 가로 15m, 세로 7m, 깊이 2m 크기의 유빙 위로 선체 앞부분부터 약 40m가량이 걸려 오른쪽으로 13°가량 기울어졌습니다. 썬스타호는 남극해에서 일명 ‘메로 (이빨고기)’를 잡는 원양어선으로 어장 이동 중 선체 앞부분이 떠다니던 빙하가 얹혀지는 바람에 선체가 기울었다고 해수부는 설명했습니다. 39명이 타고 있던 썬스타호는 정상작동했으나 유빙 때문에 자력 이동이 불가능한 상태였습니다. 썬스타호와 함께 출항한 같은 선사 소속 선단선 코스타호 (862 t급)가 예인줄을 연결해 썬스타호를 끌어내려 했으나 실패하자 선사 측은 이날 오후 8시 30분쯤 해수부에 조난신고를 했습니다. 해수부는 조난 신고를 접수받고 외교부 등 관계기관에 상황을 전달했습니다. 해수부는 ‘썬스타호’ 주변 100마일 이내에서 구조 활동이 가능한 선박이 없어, 130마일(10시간 항해거리) 떨어져 항해 중이던 쇄빙선 ‘아라온호’에 구조를 요청했습니다. 아라온호는 남극 장보고기지 물품 보급과 로스해 연구활동을 마치고 연구원 50명의 귀국을 위해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항으로 항해 중이었습니다. 아라온호는 곧바로 코스타호와 함께 썬스타호에 각각 80m의 예인줄을 연결하고 유빙을 깨는 작업을 벌여 오후 1시 10분쯤 썬스타호를 무사히 탈출시켰습니다.

  • 썬스타호 사고사례
[ 썬스타호 사고사례 ]

사례 022011년 12월15일 ‘스파르타호’ - 유빙에 의한 좌초 사건   로스해 남동부 해역에서 900 m 두께의 거대한 빙하에 부딪혀 좌초되었습니다. 스파르타호는 빙붕 틈에 갖혀있었으며 선체가 약 200 cm 가량 찢어진 채 기우뚱한 상태로 구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스파르타호는 빙하에 부딪힌 직후 갑판까지 물이 차올랐고 배가 기울었으나 10도 가량에 그쳐 침몰은 간신히 면한 상태였습니다. 선원들은 뉴질랜드 공군소속 남극수송기를 통해 수리장비와 구조식량을 지원받았으나 기상악화로 인해 이마저도 어렵게 됐습니다. 이에 스파르타호는 러시아 외교부를 통해 조난장소로부터 약 3700km 떨어진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 있던 아라온호에 구조를 요청했습니다. 아라온호는 출항 7일만에 현지에 도착하여 사고지점에서 60km 가량 떨어진 곳에서 스파르타호를 발견해 무사히 구조에 성공했습니다.

  • 스파르타호 사고사례
[ 스파르타호 사고사례 ]

사례 032010년 8월 29일 ‘MV 클리퍼 어드벤처호’   북극해 북서항로를 관광 중이던 캐나다 크루즈 선이 암초에 걸려 좌초되면서 승객 128명이 배에 갇혀 있다가 사흘만에 구조됐습니다. 캐나다 해안경비대는 이날 북서항로에 쇄빙선을 파견, 좌초된 크루즈 관광선 ‘MV 클리퍼 어드벤처’호의 승객들을 누나부트 준주의 쿠그룩투크로 안전하게 이송했다“고 밝혔습니다. CBC는 승객들은 모두 무사하며 이날 쿠그룩투크에서 앨버타주 에드먼턴으로 돌아갔다고 전했습니다. 크루즈선은 북서항로를 이용한 항해에 나섰다가 해도에 나타나지 않은 암초에 걸려 사고를 당했습니다. 이번 항해에 함께 나섰던 크루즈선 소유사의 최고경영자(CEO) 매튜 스완은 “당시 우리는 수심 68m로 나타난 외길 항로를 항해하고 있었다”면서 “최선을 다해 작성한 해도이지만 빠트린 지점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승객들은 배가 좌초되는 순간 난 끔찍한 소음으로 지진이나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알고 공포에 빠졌었다고 당시를 전했습니다.

사례 042007년 11월 23일 ‘익스플로러호   남극해에서 빙하와 충돌해 선체에 구멍이 생겨 침몰위기를 맞았으나 150여명의 승객과 선원들은 구명정을 타고 탈출해 인근 해역을 지나던 노르웨이 크루즈 유람선에 의해 모두 무사히 구조됐다고 미국 CBS방송이 2007년 11월 23일 보도하였습니다. CBS는 사고 선박 승객 가운데 22명 정도가 영국인, 10명은 캐나다인이며 미국인 탑승자의 수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영국의 해안경비대에서는 승선 인원이 모두 154명이라고 밝혔습니다. 사고 선박을 소유한 G.A.P. 어드벤처는 "승객들의 상태가 아주 좋다"면서 "모두 어떤 부상도 입지 않았다"고 밝혔고 구조작업을 수행한 선박의 선장도 "구조 작업을 마쳤고 154명의 승객과 선원들을 무사히 구조해냈다"고 말했습니다.

사례 051989년 1월 28일 ‘마히아 타라이소호’   남극반도에 위치한 아르헨티나 기지에 식품, 연료 등 물자를 공급하고 관광객을 수송하던 이 배가 암초에 좌초되어 침몰한 사건입니다. 사고로 인해 600여 ton의 기름이 특별보호지역(No17)과 주변 해안을 오염시켰습니다. 사고당시 우리나라 제2차 남극연구단도 임대했던 칠레선박을 타고 사고해역으로 출동하여 스페인, 미국, 칠레 등과 함께 인명구조 작업을 벌였습니다.

  • 타라이소호 사고사례
[암초에 의해 좌초된 마히아 타라이소호 사고사례]